금리 상승 조짐에 예적금 대기 증가세
''2월 저원가성 예금 13조 급증, 정기예금 주식 대기수요 늘어, 개인신용대출 규모는 감소, 금리 높은 대출 상환 움직임''
최근들어 금융권 대출금리가 내렸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예적금 금리도 하향 조정이 되었는데요. 한때 5%, 6%, 7%등 특판상품이 많았는데 이제는 찾아보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미 연준의 금리인상 보폭이 줄어든 것도 있고 국내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건설 경기침체 우려로 금융권에 대한 금리인하 압박도 있는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래서 금리의 정점에 다다른 것이 아니냐 하는 얘기도 있는데요. 그동안 예적금 상품으로 재태크를 하시는 분들이 고금리 특판상품 선택지가 많았는데 앞으로는 이러한 선택지가 줄어들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머니무브'의 확연한 감소세와 요구불예금을 비롯한 '저원가성 예금'이 전달 대비 늘어나는 추세에 있어 머지않아 예,적금 금리인상이 기대되는 상황인것 같습니다.
지난달 은행권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머니무브'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853조226억원으로, 전달(849조867억원) 대비 3조9359억원 늘었다고 합니다. 지난달에는 전월 대비 6조5809억원 줄어들었는데, 한 달 새 정기 예적금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입니다.
새해 '깜짝 랠리'를 펼치던 증시가 주춤하면서, 다시금 예적금으로 자금이 모이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중 정기예금 잔액은 전월 대비 3조4506억원 늘어난 815조7006억원으로 집계되었고 적금 잔액도 전달과 비교해 4853억원 증가해 37조3220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당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로 머니무브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증시가 출렁이며 다시금 안전 자산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향후 예적금 금리가 우상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1일(현지시간) 한 행사에 참석해 "오는 3월 21일~22일 열리는 차기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0.5%포인트(p) 금리 인상에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또 저축은행의 예금금리가 빠르게 내려가고 있는 것 역시 시중 은행 예적금 증가세의 요인으로 꼽힙니다. 한때 6%를 넘어서며 자금을 끌어모으던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는 최근 3%대로 내려오면서 주요 시중은행과 비교했을 때 매력도를 잃었기 때문입니다.
이날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예금금리는 3.60~3.72% 입니다. 향후 기준금리 오름세에 시장금리가 뛴다면 4%대까지 예금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실제 최근 시장금리는 우상향하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일 3.611%였던 은행채(AAA) 1년물 금리는 지난 28일 3.928%까지 오르며 4%를 목전에 둔 상황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예정돼있는 만큼 증시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하겠다고 예상한 시장 참여자들이 증시에서 자금을 빼 안정적인 예적금으로 돌렸을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시장금리가 오르면 예금금리도 우상향할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개인신용대출부터 상환하는 '디레버리징' 현상 가속화
한편 새해 들어 가계대출 감소세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685조4506억원으로, 전월(688조6478억원)대비 3조1972억원 줄어들었습니다.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으로 개인들이 '빚 갚기'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으로 보여집니다. 여유 자금이 생길 때마다 개인신용대출부터 상환하는 '디레버리징'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고금리 현상으로 인해 예,적금으로 돈이 몰리던 이른바 '역머니무브' 현상이 진정된 반면 향후 시장금리 상승이나 주가, 부동산 시장 반등 가능성을 주시하는 대기자금이 늘어나며 지난 2월 들어 요구불예금을 비롯한 '저원가성 예금'이 전달 대비 늘어났습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 은행(신한 KB국민, 하나, 우리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개인신용대출은 94조951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1월(96조8368억원)보다 1.9% 줄어든 것으로, 전년 동기(113조8563억원)에 비해서는 16.6% 급감했습니다.
댜른 대출보다 주택담보대출은 대출 규모가 거액인 데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아서 여유 현금이 생기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부터 갚는 현상이 뚜렷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저금리 현상으로 꾸준히 늘어왔던 가계대출 시장이 고금리 직격탄을 맞고 빚을 줄이는 '디레버리징' 국면으로 확연히 전환되고 있다고 진단됩니다.
가계대출이 개인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체 원화대출은 쉽사리 줄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4대 은행 전체 원화대출은 지난달 말 기준 1146조3449억원으로 전달(1147조5677억원)보다 0.1% 줄었고, 전년 동기(1113조1955억원)에 비해서는 3.0%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채권 시장이 대란을 겪으면서 기업들이 은행 대출 문을 두드렸던 영향이 여전히 남아 있는 모습입니다.
연초 정기예금 금리가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향후 금리 반등 가능성을 예상해 예금 가입 시기를 기다리는 대기자금이 상당하며 정기예금 외에 주가, 부동산 등이 추가 하락하면 저가 매수에 나서겠다는 투자 대기자금 수요도 섞여 있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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